정책 감사 폐지는 단순한 행정 절차 변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파장은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에 깊이 미칩니다. 2025년 8월,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 기능을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불과 2주 전 대통령이 “정책 감사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직후 나온 이 결정은, 감사원 독립성과 권력 견제의 본질적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정책 감사 폐지의 의미

정책 감사는 행정부가 수립하고 결정한 정책이 법과 절차, 공익에 부합했는지를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제도입니다. 이 기능이 사라지면, 행정부 견제 기능이 약화되고 잘못된 정책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권력 분립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매우 중대한 사안입니다.

감사원 독립성 약화와 위험성

감사원 독립성은 헌법 제97조에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발언 직후 핵심 기능이 변경된 사실은, 독립기관이 정치권력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권력 분립 약화의 파장

권력 분립 약화는 한 기관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는 민주주의 원리를 흔드는 행위입니다. 정책 감사 폐지로 인해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한 사후 검증 장치가 사라지면, 권력은 더 집중되고 견제는 줄어듭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부패와 불투명성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행정부 견제 기능 축소

행정부 견제 기능은 국가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이를 약화시키면 정책 실패의 반복, 세금 낭비, 권력형 비리 은폐 등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감사원은 행정부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감시해야 하는 기관인데, 기능 축소는 사실상 자기 검열을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국제 사례: 일본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2017년 일본에서 발생한 모리토모 학원 사건은 행정부 견제 기능이 약화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보여줍니다. 국유지가 시가보다 훨씬 낮게 매각되었고, 당시 총리 부인의 이름이 학교 홍보에 사용되었습니다. 재무성은 매각 과정의 문서를 수정·삭제하여 조사를 방해했습니다. 이 사건은 독립적인 감사와 견제가 부재할 경우 부패가 얼마나 쉽게 은폐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민주주의 위기의 본질

민주주의 위기는 단번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견제 장치가 하나씩 사라지고, 권력이 조금씩 집중되면서 서서히 다가옵니다. 정책 감사 폐지는 바로 이러한 경로를 밟게 만드는 결정입니다. 권력을 가진 집단이 스스로를 감시하지 않는 환경은, 부패와 무책임을 제도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정책 감사 폐지, 왜 지금 중요한가

오늘의 결정은 내일의 정치 환경을 결정짓습니다. 정책 감사 폐지가 현실화되면,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자신들의 정책을 사후적으로 검증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와 참여권을 축소시키고, 정책 실패의 대가를 국민이 감당하게 만듭니다.

권력 분립과 감사원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

이번 정책 감사 폐지는 행정부 정책에 대한 마지막 공식 견제를 약화시키고, 감사원 독립성을 훼손하며, 권력 분립 약화를 가속화시킵니다. 국제 사례에서 보듯, 견제 공백은 곧 부패와 은폐로 이어집니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제도는 권력을 견제하고, 시민은 제도를 감시해야 합니다. 오늘의 무관심이 내일의 권력 집중을 부르고, 결국 우리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